무사히 비자를 신청했다면, 신체검사를 해야 한다. 이때, 반드시 헬스폼(Health form) 번호가 필요하다.
비자를 신청했던 호주 이민성 사이트에서 헬스폼을 출력 또는 사진저장해 두시면 된다. (방법은 아래 글에 링크 걸어두었음.)
먼저, 대략적인 순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호주 이민성 홈페이지에서 비자신청 (지난 게시물 참고)
2. 비자 신청비를 납부하고, 헬스폼 번호 저장,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여 진행
-> http://www.newhak.com/contents/1263
3. 가장 가까운(또는 선호하는) 병원 홈페이지를 검색하여, 온라인으로 신체검사를 '미리 예약' 하기
4. 예약한 날짜에 찾아가서 검사받기
이때, 3번에서 아무 병원이나 가면 되는 것이 아니다. 워킹홀리데이 신체검사를 진행하는 병원은 따로 지정되어 있으므로, 아래 병원 목록 중에서 가장 가깝거나 선호하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마음에 드는 병원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온라인으로 미리 검진날짜를 예약해야 한다. 내가 신체검사 예약하려고 삼육서울병원 홈페이지에 들렀을 땐, 이미 예약한 사람들이 많아서 가능한 예약날짜가 생각보다 멀리에 있었다. 따라서, 당장 병원에 못 가더라도, 일단은 병원 홈페이지에 찾아가서 예약가능 여부부터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미리 예약은 필수!
서울 (4개 병원)
- 삼육 서울 병원 (가장 저렴한 비용, 내가 방문했던 병원)
- 강남 세브란스 병원
- 신촌 세브란스 병원
- 여의도 성모병원 (단, 캐나다로 워킹홀리데이 가는 분만 가능하니, 호주 가시는 분들은 제외)
부산 (1개 병원)
- 부산 해운대 백병원
이렇게 5개 병원이 있는데, 참고로 충청도에서는 삼육서울병원이 가장 가깝고, 비용도 저렴해서 추천한다.
나는 삼육 서울 병원에서 신체검사를 진행했고, 비용은 총 17만 원가량 들었다. 검사 진행과정을 아래 적어봤다.
삼육서울병원 워킹홀리데이 신체검사 진행과정
1. 비자 신체검사 카운터를 찾아간다. 번호표 뽑고 대기 후, 여권, 헬스폼, 신분증을 제출하고, 신체검사 비용 17만 원 결제.
2. 비용을 결제했으면 의자에 앉아 기다린다. (이때, 물을 마셔두고 외모를 정리해야 함. 곧 사진을 찍기 때문에.)
3. 호주 이민성에 낼 사진촬영 후, 소변검사 진행, 간단한 서류 작성
4. 키와 몸무게, 혈압, 시력 측정. (교정시력으로 측정하며, 검사는 전반적으로 학교 보건실 느낌이랑 비슷했다.)
5. 앞선 측정들이 끝나면 의사 선생님이 이름을 불러주신다. 진료실에 들어가면 의사 선생님이 상당히 형식적인 문진을 하는데, 2분도 안 걸렸다. 청력측정으로 '소리 들리는 쪽 팔 들어보시겠어요?' 하고, 복부를 손으로 몇 군데 눌러서 촉진을 하셨고, 마지막으로 자살충동을 느끼지는 않는지를 물어보셨다. (당연히 없다고 해야겠죠? 만약 자살충동이 드신다면, 워킹 홀리데이를 갈게 아니라, 다친 마음부터 보살피고 치료하시길 바랍니다. ㅠㅠ)
6. 이제 안내에 따라 탈의실에 들어가서 속옷을 전부 탈의하고 병원복으로 갈아입는다.
7. 병원복으로 갈아입었으면 흉부 X-ray 촬영을 지시에 따라 마친다.
8. 다시 일상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간호사 선생님이 부를 때까지 기다린다.
9. 간호사 선생님이 이름 부르신 후, 신체검사 결과가 언제 이민성에 전달될 예정인지 간단히 안내해 주신다.
그리고 귀가. '응? 이게 다야?' 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별 것 없었다.
+
개인적인 삼육병원방문 및 신체검사 후기 + 밥집추천
여권 발급받으려고 증명사진 찍고, 구청 들려서 여권 새로 신청하고, 호주 이민성 홈페이지에서 워킹홀리데이 비자 신청하고 승인받기까지 일주일 정도밖에 안 걸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호주로 간다는 실감이 별로 나지 않았었는데, 신체검사하러 혼자서 시외버스 타고 서울에 갔다 오니까 '이제 나도 본격적으로 준비를 하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느낌? ㅎㅎ '이제 진짜로 신체검사 결과만 나오면 항공편 예약하고 짐 싸서 가기만 하면 된다!' 했다.
추가로, 혼자 신체검사받고서 배고픈데 차가 없어서 주변 식당을 찾아보다가 상당히 괜찮은 곳을 발견했다. 삼육서울병원 근처에'초록숲'이라고,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고, 지역 주민들 후기가 상당히 괜찮아서 가봤다. 식당 내부는 거의 좌식이고, 인테리어가 멋지거나 한 건 아니지만, 나오는 음식들이 전부 정갈하고 내공이 느껴져서 너무 인상 깊었다. 나는 '연잎밥'을 주문했는데, 내가 토종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태어나서 처음 먹는 맛의 반찬이 몇 개 있었다. 가격은 만 삼천 원이었다. 무엇보다, 비건김치를 처음으로 이곳에서 먹어보고 놀랐다. 김치는 젓갈류가 없이는 맛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색깔도 생소한 이 비건김치는 생각보다 입맛에 맞았다. 초록숲이 좋았던 이유는, 단순히 비건메뉴가 있어서는 아니다. 비건메뉴에 오신채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상당한 가짓수의 밑반찬과 메뉴들에도 하나같이 이 식당만의 특색이 있어서였다. 아니, 김치인데 고춧가루, 파, 마늘, 젓갈 등 해산물과 오신채가 안 들어가고도 맛있을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서울 방문할 일 생기면 다시 가서 다른 메뉴들도 먹어보고 싶다. '두부두루치기', '버섯전골', '만두전골', '현미누룽지발아쌀국수', '야채칼국수', '팥칼국수(국산 100%)', '야채칼국수만둣국', '새알팥죽(국산 100%)', '물냉면', '만두떡국' 등의 메뉴가 있었고, '세포에너지주스'라는 무려 18,000원짜리 음료가 있었는데 정말 궁금하지만 먹어보지는 않았다. 아침부터 서울까지 올라와서 신체검사받고 지친 상태로 기대 없이 들어간 식당이었는데, 너무 밥 잘 먹고 가서 꼭 후기를 남기고 싶었다.
이렇게 삼육서울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마치고, 바로 그다음 날, 병원으로부터 '이민성에 검진결과를 전달했습니다'라는 문자를 받았다. 물론, 사람마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는 하는데 보통 일주일 내로는 결과를 받는 것 같다. 이렇게 호주 워킹홀리데이 첫 번째 비자신청, 두 번째 신체검사가 끝났다.
그다음 세 번째 단계는, 자신의 워킹홀리데이 첫 목적지와 목표에 맞춰 항공권과 임시숙소 정하기이다. 나는 처음부터 농장에 가서 일하는 것을 목표로 했고, 8월 초에 호주에 도착했으므로, 그 시기에 맞춰 작물을 미리 검색해서 알아보고 지역을 선정했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To be continued...
혹시라도,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 정말로 감사합니다 :)